타샤가 이른 봄에 뿌리 덮개를 들춰보기는 해도, 실제로 덮개를 치우는 것은 5월이나 되어서다.
지난 11월에 조심스레 뿌려둔 잔가지와 낙엽더미를 긁어서 치우면, 어린 가지와 덤불이 모습을 드러낸다. 버몬트의 정원이 얼마나 빠르게 갈색에서 아름다운 신록으로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며 마음의 위로까지 된다.
타샤가 촘촘히 화초를 심은 꽃밭에는 맨땅이 없어서, 곧 꽃이 만발한다. 5월 초가 되면 빛나는 정원을 뽐내기 시작할 수 있고, 실제로 타샤는 자랑을 한다.
물론 5월의 꽃들은 지난 가을에 미리 계획하고 심은 것들이다. 지난 가을 타샤는 춥고 우울한 날씨 속에서 엄청난 양의 구근을 뿌렸고, 계획대로 꾸밈새가 좋아진 것 외에는 올봄에 개선될 구석도 없다. 그러나 원예가들이야 늘 기대에 부푸는 법, 타샤는 노력의 열매를 감상하느라 한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